푸꾸옥 이용후기

푸꾸옥에서 5성급 온센이란걸 처음 받아봤는데 (지갑은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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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qnsazumnk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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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넘은 아재 둘이 큰맘 먹고 푸꾸옥 왔는데 애들 학원비 생각하면 이래도 되나 싶으면서도 하루쯤은 호강하자 싶어서 쩐흥다오에 있는 두바이 럭셔리라는 데를 예약했다 5성급에 온센이 있다길래 대체 마사지 가게에 온천이 왜 붙어있나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아 이래서구나 싶더라

낮에 그랩 타고 가는데 기사 양반이 에어컨을 아끼는지 미지근한 바람만 솔솔 나와서 등짝이 땀으로 흥건했다 창밖은 야자수에 뙤약볕이 쨍쨍한데 아재 둘이 부채질하며 갔다 도착해서 문 열고 들어가니 냉기가 확 도는데 그 순간 정말 살 것 같았다 로비부터 대리석이 번쩍번쩍한게 여기 내가 낼 수 있는 물가 맞나 싶어 살짝 쫄았다

메뉴판 보니까 온센 100분이 180만부터 시작해서 위로 쭉 올라가는데 킹 두바이인가 하는 최상급은 무슨 칠백만동이 넘고 풀파티 붙은건 천육백만동이 넘더라 나같은 서민 아재는 눈 질끈 감고 기본 온센으로 갔다 아이패드로 관리사 프로필을 넘겨보며 고르는 시스템이라 이거 뭔가 신문물 같아서 친구랑 이 나이에 이런것도 다 해보네 하며 낄낄댔다

먼저 습식 건식 사우나를 번갈아 돌고 온천욕으로 몸을 데우는데 뜨끈한 물에 몸 담그는 순간 며칠 쌓인 여독이 스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유황 냄새 은은하게 도는 탕에 목까지 담그고 천장 보고 있으니 아 여기 오길 잘했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물 온도도 뜨겁지도 미지근하지도 않게 딱 맞춰놔서 오래 있어도 어지럽지가 않더라 옆에서 친구놈은 눈 감고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다가 나른한지 탕 벽에 기대 꾸벅꾸벅 졸았다

룸으로 옮겨 핫스톤으로 등을 지지는데 뜨끈하게 달군 돌이 척추 옆 근육을 지그시 눌러주니까 나도 모르게 앓는 소리가 났다 이어서 관리사분 손끝이 어찌나 야무진지 뭉친 승모근을 콕 집어 풀어주는데 강약 조절이 아주 예술이었다 아재가 되도록 어깨가 이렇게까지 굳어있었나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중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반쯤 잠들었다가 마무리 즈음에 겨우 깼다 몸이 솜처럼 노곤해서 일어나기가 싫을 지경이었다 옆방에서 받던 친구놈은 아예 코까지 골았다고 나중에 관리사가 웃으며 알려줬다 따뜻한 차 한잔 내주는데 그거 홀짝이며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창밖으로 노을 지는거 보면서 아 이게 사람 사는 맛이구나 싶었다

나올 때 계산하고 지갑을 보니 텅 비었는데 이상하게 하나도 안 아까웠다 몸이 이렇게 개운한게 얼마만인지 걸음걸이부터 가벼워졌다 친구놈도 나오면서 이래서 사람들이 호강 호강 하는구나 하고 실실 웃더라 둘이 저녁으로 쌀국수 한 그릇씩 말아먹으면서 오늘 하루는 진짜 잘 썼다고 몇번을 얘기했다 애들한테는 비밀이지만 푸꾸옥에서 하루쯤 제대로 대접받고 싶은 아재들 있으면 여기 온센 코스 강력 추천한다 대신 현금보다 카드를 꼭 챙겨가라 안 그럼 나처럼 계산대 앞에서 식은땀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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