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꾸옥 이용후기

푸꾸옥 그랜드월드에서 받은 사쿠라 마사지 차분히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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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크가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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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 떠난 푸꾸옥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이 사쿠라 마사지를 말하겠습니다 젊은 친구들처럼 밤새 화려하게 논 건 아니지만 나름의 호사를 누리고 왔습니다 환갑 가까운 나이에 이런 글까지 적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만 받은 게 좋아서 자꾸 손이 갑니다

도착한 날은 한낮 햇볕이 어찌나 따갑던지 그랜드월드를 한 바퀴 도는 사이 셔츠가 흠뻑 젖더군요 모자를 안 챙긴 걸 어찌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바이다이 쪽은 그래도 바닷바람이 불어 좀 나았습니다 환전한 지폐 단위가 영 익숙지 않아 계산할 때마다 안경을 고쳐 쓴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0이 하도 많아 한참을 세고 있으면 점원이 빙긋 웃더군요

저녁 무렵 그랩을 불렀는데 기사가 입구를 못 찾아 같은 길을 두어 번 돌았습니다 말이 안 통하니 손짓으로 겨우 의사를 전했고 결국 제가 간판을 먼저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지요 젊을 적 같으면 속이 탔을 텐데 나이 먹으니 이런 소동마저 여행의 재미로 여겨지더군요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은은한 향과 함께 시원한 기운이 확 끼쳐 와 그제야 숨이 트였습니다 직원이 따뜻한 물수건을 건네주는데 그 작은 배려가 어찌나 반갑던지요 한국어 소통이 되니 코스 설명을 듣기가 한결 수월했습니다 정찰제라 가격이 미리 정해져 있어 흥정에 서툰 저 같은 사람에게는 더없이 마음이 놓였습니다

프라이빗 룸으로 들어가 누루 코스를 받았는데 관리사분의 손길이 어찌나 정성스럽던지 뭉친 어깨가 스르르 풀렸습니다 평생 컴퓨터 앞에 앉아 굳어 있던 목이 모처럼 부드러워지더군요 오일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시간을 단 한 순간도 줄이지 않더군요 받는 내내 창밖으로 들리는 잔잔한 소리에 마음까지 차분해져 그만 깜빡 졸기까지 했습니다

중간에 따뜻한 자쿠지에 몸을 담그라 권하기에 들어가 보니 여독이라는 게 이렇게 풀리는구나 싶었습니다 물 온도며 향이며 세심하게 맞춰 둔 티가 나더군요 다시 룸으로 돌아와 마무리 관리를 받으니 온몸이 노곤하게 풀려 일어나기가 아쉬울 지경이었습니다 자리에서 깜빡 졸다 깨어 보니 관리사분이 조용히 어깨에 수건을 덮어 두었더군요 그 사소한 마음 씀씀이에 괜히 코끝이 찡했습니다 객지에서 받는 이런 대접이 사람을 무장 해제시키는 법이지요

끝나고 따뜻한 차를 내어 주는데 그 한 잔이 어찌나 달던지요 총액으로 따져도 정찰가 그대로였고 군더더기 비용은 한 푼도 없었습니다 나이 지긋한 분들도 부담 없이 받을 만한 곳이라 같이 간 동년배 친구도 연신 흡족해했습니다

돌아오는 길 즈엉동 야시장을 천천히 걸었는데 마사지로 몸이 풀려서인지 발걸음마저 가볍더군요 노점에서 망고며 두리안이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이런 잔잔한 호사가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떠들썩한 자리보다 이런 한나절이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지요

젊은 사람만 가는 곳이라 여겨 망설이는 또래분들이 계시다면 한번 다녀오시길 권합니다 시설 정갈하고 응대 정중하니 호사스러운 하루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정의 으뜸이었고 푸꾸옥을 다시 찾는다면 또 들르고 싶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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