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넘어 처음 가 본 푸꾸옥 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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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오십 넘어서 친구들과 푸꾸옥이란 데를 처음 가 봤습니다 젊을 때야 어디든 겁 없이 다녔지만 요즘은 낯선 데 가면 괜히 몸부터 굳는 나이가 되었더군요 그런데도 굳이 따라나선 건 대학 동기 놈이 지난 겨울 모임에서 하도 자랑을 해대서였습니다 안 가면 평생 그 얘기를 들을 것 같아 그냥 표를 끊었습니다
낮에는 바다만 보고 누워 있었습니다 햇볕이 어찌나 센지 모자를 써도 목덜미가 익더군요 파라솔 밑에 앉아 있어도 발등이 벌게져서 나중에는 수건을 덮고 있었습니다 저녁이 되어서야 겨우 사람 사는 온도가 되길래 다 같이 나섰습니다
택시 잡는 데서부터 한바탕했습니다 친구 하나가 미터기 켜라 마라 하며 손짓 발짓을 하는데 옆에서 보고 있자니 우습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더군요 결국 앱으로 부르니 삼분 만에 오는 걸 십오분을 그러고 서 있었던 겁니다 나이 먹은 사람 여럿이 모이면 꼭 이런 데서 시간을 버립니다 그 사이 모기한테 종아리를 두 방이나 물렸는데 지금도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수오이다 쪽 큰 문 있는 데로 가자기에 따라갔더니 건물 앞이 훤한 것이 왜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젊은 사람들 취향에나 맞겠거니 했던 제 예상이 틀렸습니다 방이 서른 개가 넘는다는데 우리 일행 여섯이 들어간 방은 오히려 차분했어요 옆방 소리가 넘어오지 않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이 먹으면 시끄러운 게 제일 힘들거든요
큰 홀이 따로 있대서 잠깐 구경만 했습니다 칠십 명까지 들어간다더군요 회사 단체로 오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저희 같은 사람 여섯이 앉으면 휑해서 못 견딜 겁니다 그래서 도로 조용한 방으로 들어왔지요 방 안 소파가 생각보다 푹신해서 한 친구는 앉자마자 신발부터 벗더군요 저도 따라 벗었는데 그러고 나니 비로소 마음이 놓였습니다 결국 어디를 가나 편한 게 최고입니다
계산은 방 값이 시간당 따로 붙고 술이랑 도우미분 팁이 또 따로였습니다 좋은 방이 시간당 사십오만동쯤이고 부가세가 십 퍼센트 더 붙는다고 미리 일러주더군요 셈이 좀 복잡해 보여도 종이에 적어 보여주니 오히려 속이 편했습니다 뒤에서 슬쩍 얹는 것보다야 백 배 낫지요 술은 시켜 먹은 만큼만 붙었습니다
노래는 결국 제가 제일 많이 불렀습니다 친구들이 형은 왜 스무 살 때 부르던 것만 부르냐고 놀리는데 그 말이 싫지가 않더군요 마이크 잡고 옛날 곡 두어 개 하고 나니 정말 오랜만에 목이 쉬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목소리가 안 나와서 혼자 웃었습니다 반주 소리가 큰데도 귀가 아프지 않은 걸 보면 기계가 좋긴 좋은 모양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바닷바람이 얼굴에 닿는데 문득 이 나이에 이런 밤이 몇 번이나 더 남았을까 싶었습니다 괜히 센치해져서 친구들한테는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내년에 다시 가자는 얘기가 나오면 못 이기는 척 따라나설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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