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만에 다시 찾은 나트랑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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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랑을 몇 해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젊은 친구들처럼 밤새 돌아다닐 체력은 없지만 여행지의 밤이 주는 그 특유의 설렘만큼은 나이를 먹어도 여전하더군요 예전 기억을 더듬으며 로컬 감성이 살아있다는 가라오케 한 곳을 찾아갔는데 오랜만에 마음이 푸근해지는 밤이었네요
낮 동안은 해변을 거닐다가 환전소를 찾느라 골목을 한참 돌았습니다 요즘은 앱으로 환율을 미리 보고 가는 게 상식이라던데 저 같은 구세대는 여전히 지폐를 한 장 한 장 세어보는 재미를 버리지 못하겠더군요 함께 간 후배 녀석은 그런 저를 보며 형님은 아직도 아날로그시라며 놀려댔지만 뭐 이런 게 여행의 맛 아니겠습니까 오후 내내 뙤약볕에 지쳐 숙소에서 한숨 자고 나니 저녁 무렵 더위가 한풀 꺾여 슬슬 나설 채비를 했습니다
가게에 들어서니 화려하진 않아도 정감 있는 분위기가 먼저 반겨주었습니다 한국식으로 번쩍이는 곳만 다니다가 이런 로컬 색이 남아있는 공간을 만나니 오히려 신선했네요 사장으로 보이는 분이 서툰 한국말로 반갑게 맞아주는데 그 어색한 인사가 어찌나 정겹던지요 콤보 구성으로 주문하니 기본 안주와 맥주가 단정하게 세팅되었습니다 과일도 큼직하게 썰어 내주어 인심이 후하다 싶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노래방에서 마이크 잡는 그 설렘은 여전하더군요 젊었을 적 즐겨 부르던 노래를 한 곡 뽑으니 함께 간 후배가 박수를 쳐주어 어깨가 으쓱했습니다 반주 시스템도 최신곡까지 두루 갖춰져 있어 세대 차이 없이 즐겼네요 후배가 요즘 유행가를 부를 땐 저는 탬버린을 흔들며 장단을 맞췄습니다
현지 아가씨들도 과하게 들이대지 않고 적당히 흥을 맞춰주는 품이 노련했습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도 손짓 하나로 웃음이 오가니 그것대로 정겨웠네요 술이 몇 순배 돌자 어색함은 사라지고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주대도 처음에 들은 그대로라 계산할 때 얼굴 붉힐 일이 없어 마음이 놓였습니다 이 나이 되니 바가지 걱정 없는 게 제일 반갑더군요
돌아오는 길에 밤바람을 맞으며 걷는데 오랜만에 십 년은 젊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트랑을 다시 찾은 보람이 있었네요 번쩍이는 화려함보다 사람 냄새나는 곳을 찾는 분이라면 이곳의 로컬 감성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겁니다 저는 참 좋은 밤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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